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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발 신용위기 확산

📢 올해 경제 뉴스에 정말 끊임없이 등장하던 말이 있죠. 바로 ‘부동산 PF발 신용위기’인데요. 이미 작년부터 업계 외부에서 수없이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죠. 그런데 여전히 언론에서 ‘부동산 PF발 신용위기’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로 얼마 전에는 한 중견 건설사의 워크아웃설이 확산되며 부동산 PF에 대한 부실 우려가 더욱 심화되고 있죠. 금주 산군 인사이트에서는 부동산 PF발 신용위기란 무엇인지, 그 상황과 대응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부동산PF란?

2. 부동산 PF발 신용위기 상황

3. 대응 현황

4. 전망

 

 

1. 부동산 PF란?


PF, Project Financing(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새롭게 등장한 담보대출의 일종으로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 자체가 담보물이 되어 대출거래가 이루어지는 개념입니다. 이때 프로젝트의 사업성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할 미래의 현금흐름을 의미하는데요. PF는 ‘사업’ 그 자체에 대한 대출이므로 차주의 신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 가치가 하락해도 담보를 초과하여 대출액을 소구하지 않는다(non-Recoure)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PF와 한국에서 통용되는 PF는 사실상 아예 다른 개념이라고 봐야 하는데요. 한국의 PF는 외형만 PF의 형태를 하고 있고, 실제로는 ‘사업성’이 아닌 ‘신용’에 대한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8년 IMF외환 위기 이후 한국에 도입되기 시작한 PF는 초기에 은행이 부동산신탁상품을 팔아 마련한 자금을 부동산 개발 시행사에게 빌려주는 형태였습니다. 이후 2000년대로 넘어와 PF대출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 부동산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증권)을 발행해 기업어음으로 치환하는 구조가 정착되었는데요. 이러한 구조의 PF 상품이 부동산 개발에 이용되며 다른 형태를 띄게 된 것을 ‘부동산 PF’라고 합니다. 이 부동산 PF는 아파트 등의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시행사가 대출을, 건설사(시공사)가 연대보증 등의 신용보강을 더해 저축은행,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업성 기반인 PF 대출이 오직 신용에 치중해 사업성이 아무리 좋아도 “신용보강” 없이는 PF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낳고 말았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신용보강 수단에 주객전도되어 PF의 본질이 흐려진 것입니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PF 담보로 내건 ‘미래 분양 수익’ 가치가 떨어지면 PF 구조에 엮인 건설사, 시행사, 금융기관 모두가 줄줄이 타격받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 과거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침체가 찾아오며 벌어진 ‘저축은행’ 사태를 떠올리게 하죠.

 

한편, 부동산 PF 소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브릿지론’ 인데요. 부동산 PF의 두 단계인 ‘브릿지론’과 ‘본PF’ 중 하나로, ‘본PF’를 받기 이전 토지 매입 등 개발 초기단계에 필요한 대금을 단기차임금 형식으로 조달하게 됩니다. 시행사가 개발자금을 우선 제2금융권에서 빌리고, 사업이 진행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제1금융권에서 더 낮은 이자로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죠. 이때 분양 과정 중 문제가 있어 수익을 얻지 못한다면 원금 회수가 어려워 만기 연장 등의 재조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축소 등의 이유로 재조정에 실패하고, 기존에 발행한 채권 상환을 위한 채권 발행(차환: refunding)이 어려워져 시행사가 부도에 이르게 되면, 신용보강에 참여한 시공사가 채무를 넘겨받는데요. 이 채무를 ‘PF 우발채무’라고 합니다. 시공사와 시행사가 PF로 묶이는 순간 운명 공동체나 다름없어 지는 것입니다.

 

 

2. 부동산 PF발 신용위기 상황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PF 비중이 높은 증권사, 건설사 등의 재무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6월 말 대비 1조 2천억원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0.24%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2% 포인트나 높아졌는데요. 이 중 고위험인 ‘브릿지론’ 비중이 많은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 5.56%로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3배나 폭발적으로 상승해 부실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이 브릿지론에 대해 경고하는 이유는, 지난 9월까지 대출 만기 연장으로 버틴 브릿지론의 규모가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브릿지론의 실태를 들여다 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대주단 협약이 진행중인 187개 사업장 중 토지만 마련하고 착공마저 시작하지 못한 사업장이 전체 7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이러한 상황에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경남 8위 남명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된 데 이어 시공능력평가 908위 해광건설이 13일, 만기가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되었죠. 대구 한 사업장의 경우 대주단이 만기 연장을 거부해 기한이익상실(EOD)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에 건설사 신용이 위협받고 있는데요.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사 전반의 신용도를 재검토하며 평가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3. 대응 현황


얼마 전에 있었던 한 중견 건설사의 워크아웃설로 증권가를 비롯한 관련 업계가 뜨거웠죠. 이미 부동산 PF발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가 작년부터 계속되어 왔던 상황에 터진 소식은 금융시장에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이에 금융 당국이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17일,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일부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부실업장을 솎아내 일부 사업장의 부실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사업장 건전성을 재분류하고 충당금을 쌓도록 유도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는 금융 당국이 그간 대출 규모가 작아 관리가 용이하다는 이유를 들어 대주단 협약을 통해 대출 만기를 연장해오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던 것과는 대조되는데요. 금융 당국에서는 PF 문제에 대한 스탠스를 전면 바꾸고 “자기 책임 원칙”을 강조하며 사업성과 재무적 영속성의 건전화가 불가피함을 내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대주단 협약 대상 사업장의 상당수가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경공매로 정리될 예정입니다. 결과적으로 토지 가격이 재조정되고, 이를 통해 신규 투자를 확보하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금융 당국의 행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PF 부실은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응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와 같은 변수에 대비한 부동산 PF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죠. 또한,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고 해서 구조조정을 미루면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손쓸 수 없게 되기 전에-아직 조정할 여력이 있을 때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건설사들은 규모와 관계없이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인데요. 대체적으로 수주를 최소화하고 유동자산 보유량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대형사의 계열인 E사의 경우, 올해 신규 수주 0건을 기록했는데요. 공사비 급증에 따른 추가 자금조달에 대한 압박과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까지 겪으며 기존 사업장에 집중해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GS건설의 경우 자회사 GS이니마의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죠. 나아가 건설사들은 구조조정까지 고려하는 상황인데요.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공사 축소에 따른 인력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직원 휴직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4. 전망


내년에도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부동산 PF의 전망도 암울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내 신용평가사가 관련 건설사, 금융사들의 신용이 하락했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고이율을 부담하게 되면 자금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내년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이 나오며 단기간의 부동산 PF 해결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부동산 PF 논란 중심에 선 ‘브릿지론’의 경우, 최종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한데요. 금융 당국의 PF 건전성을 위한 대응책이 원활하게 시행되어 경공매로 토지가 처분된다면 후순위로 들어간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 등은 원금 회수조차도 어려운 상황이죠. 이에 나이스평가정보는 브릿지론의 30~50%가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또한 브릿지론 손실 규모가 앞서 손실이 예상되는 업계의 연간 순이익 규모를 능가한다는 가정 하에, 대주단 협약 틀을 활용한 ‘질서있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대주단 협약은 위 금융 당국 대응 현황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출 만기 연장 등 경공매 속도 조절 기능을 하는데요. 이번 대응을 통해 경공매가 일시에 쏟아지면 시장에 무리가 오고, 실물경제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죠. 게다가 자산가치가 과도하게 폭락하면 도리어 금융회사 부실이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따라서 대주단 협약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적절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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