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지난 인사이트에서 분석한 바 있죠. 이때 대형 건설사들 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사와 건자재, 공공 분야에서도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기관에서는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금주 산군 인사이트에서는 건설업계의 해외 진출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건설사
1-1) 해외 진출 현황
1-2) 정부 및 협회 지원
1-3) 해외 진출 성과
2. 건축자재 업계
2-1) 해외 진출 현황
2-2) 정부 및 협회 지원
2-3) 해외 진출 성과
3. 공공분야
올해 최대 규모의 해외 수주 프로젝트는 단연 현대건설의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일 것입니다.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규모로 국내 기업의 역대 사우디 수주 공사 중 최대 금액, 전체 해외 수주 사업 중 7위에 해당하는 메가 프로젝트인데요. 원유 정제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기반으로 에틸렌과 고부가가치 화학물질 등을 생산하는 인프라를 건설하는 공사입니다.
3년 연속 해외수주 1위 자리를 유지중인 삼성물산은 총 1조원 규모 중 7500억원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만의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 공사’를 수주했는데요. 이어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 공장도 수주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역시 사우디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카타르 태양광발전소 등 중동지역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더욱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건설은 싱가포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데요. 해외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싱가포르 현지를 대우건설 회장이 직접 방문해 아시아 최대 부동산개발사인 케펠랜드(Keppel Land)와 캐피탈랜드(Capitaland Investment)의 CEO와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방문 기간 중 방글라데시 1위 민자발전, 항만 사업자인 써밋그룹(Summit Group) 회장과도 만나 방글라데시 내 정유시설,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죠.
대형 건설사들의 분투 속 중견 건설사의 약진도 눈에 띄는데요. 한신공영은 지난 4일 412억원 규모의 라오스 참파삭·사라반주 상수도 공급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오스 남부 지역에 상수도관을 개발하고, 취수탑 등 상수도 시설을 공급하게 되는데요. 한신공영은 2004년 베트남에 진출해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2015년에 캄보디아에 이어 2017년에는 라오스까지 진출한 바 있죠. 쌍용건설은 3분기 기준 해외 수주액 359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8배 성장했는데요. 지난 3월 두바이에서 따낸 약 1513억원 규모의 ‘파크뷰 레지던스(Park Views Residences)’ 공사를 비롯한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사업을 성공으로 수주한 결과입니다.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정부와 협회에서도 업계를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우선 국토교통부에서는 전략 외교와 건설사가 결합한 원팀코리아 결성을 통해 사우디, 인도네시아 등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죠. 산군에서도 원팀코리아에 선정되어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수주지원단 파견을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인도네시아 산수도 이전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이외에도 국토부에서는 해외건설 투자개발사업(PPP)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특성화대학을 모집하기도 했는데요.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 건설시장에서 투자개발사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중이기에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해 유능한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에서는 지난달 30일 ‘해외건설 진출전략 대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28일에는 해외건설 근로자에 대해 주택특별공급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국외 근무지에서 1년이상 근무한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를 선정해 연내 분양을 추진 중입니다.
건설사들의 연이은 해외 수주 낭보에 올해 정부의 목표인 해외건설 수주액 350억 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현대건설의 ‘아미랄 프로젝트’와 같은 사우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지난 10월 말 기준 해외수주 총액은 256억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61% 증가했습니다.
이때 플랜트 부문에서의 수주실적 성장을 주목할 만한데요.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해외 플랜트 수주실적은 234억달러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13%나 증가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중동 지역에서의 플랜트 수주 실적이 203%나 폭등했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10월 말 기준 실적이 350억 달러를 달성했던 2020년 동기간 대비 50억 달러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되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게다가 내년 초에 진행될 계약들이 올 연말에 추진되는 특성이 있어 350억 달러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이에 대해 증권가 등 업계 외부에서는 건설사들이 국내 건설경기 악화에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는데요. 특히 국내 주택시장의 부진 속에서 비주택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보았죠. 일례로 현대건설은 53.9%에 달하는 국내 건축·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현재 37%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국내 건설사 중 최고 수준의 수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KT&G의 카자흐스탄 신공장,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 등 해외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비주택 부문에서 1조163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게다가 사우디 수처리 기업과 제조유통 회사와 잇달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죠.
건설사들 뿐만 아니라 건축자재 업계에서도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데요. 지난 5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구 기자재 전시회인 ‘인터줌(Interzum) 2023’에 LX하우시스, 현대L&C, KCC글라스 등 국내 주요 건자재 업체들이 모두 참가했습니다. 이렇게 특정 전시회에 국내 주요 업체가 전부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서 3사는 가구 합판(MDF/PB) 표면에 적용하는 ‘가구용 필름’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 신제품을 전세계에 선보였습니다.
이들 3사의 해외진출 움직임은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우선, LX하우시스는 최근 미국 뉴욕에 엔지니어드 스톤 전문 전시장인 ‘비아테라 쇼룸’을 열고 방문 고객이 주방상판 크기의 ‘비아테라’ 샘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LX하우시스가 그간 B2B 시장에만 집중해 오던 전략을 틀어 일반 소비자에게도 마케팅을 확대한 것으로, 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LX하우시스는 해외 전시회와 박람회 참가를 예년 대비 20% 늘리기도 하며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L&C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미국과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엔지니어드 스톤 제조 신기술을 적용해 생산설비를 증축하고, 프리미엄금 칸스톤인 ‘오피모 컬렉션’을 출시했습니다. 더불어 북미 시장에는 인테리어용 외장용 필름도 출시할 계획이죠. 이러한 적극적인 공세의 결과, 작년 현대L&C의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 40%까지 증가했습니다.
한편, 미국·유럽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을 공략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KCC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KCC는 말레이시아 현지법인 KCM을 인수해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시장에 공세를 펼치는 중이죠. 2020년 KCC에서 분리된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워 내년부터 건축용 판유리 44만t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또한, 근래 해외시장에서 최대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뛰어든 업체도 등장했는데요.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9월 OSC 전문자재기업 ‘에스와이’와 MOU를 체결했습니다. OSC란 ‘Off Site Construction’, 즉 탈현장 건축을 가리키는 말로 현지 기후 및 용도에 최적화된 자재 생산이 가능한데요. 양사는 이번 협업을 통해 우크라이나 기후에 특화된 건축공사용 내·외장패널인 ‘하이브리드’ 패널 활용을 집중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OSC 건축분야의 기술을 발전시켜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죠.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에 협회와 정부도 지원에 나섰는데요. 대한건축자재협회는 지난 7월 송도에 ‘365하우징페어’ 설립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365하우징페어’는 연중 무휴로 운영되며 중소·전문회사의 국내 및 해외 판로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비롯한 통역, 자금투자 등 다양한 업무지원이 진행될 계획입니다.
또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서는 건축자재 수출기업의 유럽연합(EU)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0월 현지 인증기관 ‘Efectis’와 건축자재 유럽인증 심사 대행 및 시험성적서 상호 인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요. Efectis는 품질 시스템, 소방 및 건축자재 제품 시험인증 등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유럽 건축자재 수출기업들은 KTR 심사원의 인증심사를 거쳐 Efectis에 인증신청이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별도로 현지 기관에 인증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어 시간·비용 절감이 용이해졌죠. 뿐만 아니라 케이블 제품 및 화재반응성 시험 분야로 인증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국내 주요 건설자재 업체의 3분기 실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우선 LX하우시스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4%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30.9%, 164.6%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LX하우시스의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과 건축용 고성능 단열재 판매 증대와 같은 해외사업의 수익성 개선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있었죠.
반면, KCC의 3분기 성적은 다소 아쉬웠는데요. KCC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0.8%, 8.2% 하락했습니다. 이는 실리콘 업계의 불황 때문으로 세계 경제 침체와 중국의 실리콘 대량 공급이 맞물려 제품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는데요. 다만, KCC의 실적 하락에는 이뿐만 아니라 2019년 세계 최대 실리콘 회사 중 하나인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지난해 창사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따른 반사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며, 지난해 대비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업계의 3분기 성적이 다소 아쉬웠던 것에 비해 4분기 전망은 긍정적인 편인데요. 선박용 페인트 수요가 급증해 도료 사업에 호조가 이어지고 있죠. 실제로 3분기 도료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2.9%로 급격하게 성장했는데요. 더불어 실리콘 부문도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KCC에 대해 고가 재료 소진에 따라 시장이 개선되면 수익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다만 LX하우시스에 대해서는 주택시장 악화와 착공 감소로 내년 외형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지난해 대비 안정적인 원자재 가격 등에 힘입어 높아진 이익 수준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위 건자재업계 실적 분석은 조선비즈 기사를 발췌 및 요약한 것으로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민간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 분야에서도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시도하고 있는데요.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 kps는 지난 9월 850억원 규모의 남아공 발전소 정비공사를 수주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남아공 전력공사 소유의 16개 발전소 정비를 10월부터 3년간 진행하는 계약으로, 4개 발전소의 경상정비 및 부품 가공정비 역무도 추가 수주하며 120억원의 매출을 더했죠. 또한, 성공적인 해외원전 수출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데요. 한국전력 김동철 사장은 지난달 16일 아랍에미리트에 방문해 행정청장과 UAE원자력공사 사장을 만나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간 원자력 및 에너지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9월 미국 법원의 원전 수출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며 해외 수주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올렸는데요.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에 대해 웨스팅하우스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자사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으로, 이번 승소를 통해 동유럽 국가로의 수출길이 열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판결에 대한 항소 여지가 남아 있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유럽 국가의 진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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