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점제도는 부실한 안전, 시공/품질관리 및 수요예측 등에 대해 책임이 있는 업체, 건설 기술인에게 벌점을 부과하고 이를 통해 입찰참가자격 등에 불이익을 주어 공사가 안전하고 견실하게 시행되도록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해당 제도는 1995년 처음 도입되어 여러 번 개정을 거쳤는데요. 2020년 9월에는 벌점 산정방식을 누계 평균방식에서 누계 합산방식으로 변경하는 개정이 추진되어 내년 1월부로 본격 적용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변경되는 벌점 산정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비즈인사이트에서는 합산벌점방식이 건설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개선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변경되는 벌점 부과 방식
2. 합산벌점방식이 건설기업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2-1) 건설 기업에 미치는 영향
2-2)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
3. 개선 방안 제안
기존에는 누계평균벌점 방식을 사용하여 벌점을 산정해왔습니다. 누계평균벌점은 이렇게 산정됩니다. 먼저 해당 반기에 동일업체의 건설공사 또는 건설기술용역을 2개 이상 점검한 경우에는 업체가 해당 공사에서 받은 벌점의 합을 점검한 건설공사 또는 건설기술용역의 수로 나눈 값이 해당 업체의 반기 ‘평균 벌점’이 됩니다. 그리고 해당 업체의 2년, 즉 4개 반기의 평균 벌점을 더해 2로 나누어 1년 기준의 ‘누계평균벌점’을 산정하게 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이 누계평균방식 대신 합산벌점방식을 적용하게 되는데요. 합산벌점방식은 업체 또는 건설 기술인 등이 해당 반기에 받은 모든 벌점의 합계에서 반기별 경감점수를 뺀 값을 반기 벌점으로 하고, 해당 업체 또는 건설기술인 등의 최근 4반기 반기 벌점의 합을 2로 나눈 값이 최종 ‘합산 벌점’이 됩니다.
누계평균벌점방식과 달리 누계합산벌점방식에는 벌점을 경감해주는 기준을 두었는데요. 반기 동안 사망사고가 없는 건설사업자 또는 주택건설등록업자에 대해서는 다음 반기에 부과된 벌점의 20%를 경감하고, 반기별 연속하여 사망사고가 없는 경우에는 연속 2반기 36%, 연속 3반기 49%, 연속 4반기 59%의 비율로 다음 반기에 부과된 벌점을 가중 경감해줍니다. 또한 반기 동안 10회 이상의 점검을 받은 경우, 반기별 점검현장 수 대비 벌점 미부과 현장 비율이 80% 이상이면 관리우수비율에 따라 다음 반기에 부과된 벌점이 경감됩니다.
그러나 변경되는 벌점 산정 방식이 건설기업과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설 기업들은 일정 점수 이상 벌점이 누적되면 공공발주 건설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서 감점이나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게 됩니다. 또한 시공능력 평가 금액 산정시 벌점에 따라 일정 수준 감액하고 아파트 선분양을 제한하는 불이익이 따릅니다.
벌점을 누계합산방식으로 산정하게 되면 이러한 불이익을 받는 건설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특히 업체 규모가 크고 현장 수가 많은 건설 기업일수록 합산 벌점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시공 현장이 늘어날수록 부실 공사의 건수도 증가할 수 있음은 당연한데, 이를 평균 내는 과정 없이 합산 방식을 취하게 되면 현장 수가 많은 대형 및 중견 건설에게 불리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또한 전체 건설현장 중 대형 현장 또는 중점 점검대상 현장에 점검이 집중되고 있는 현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건설엔지니어링업계는 합산 제도로 인해 발주처의 벌점 부담이 커지면 사고 발생 시 시공과 엔지니어링 기업 간 책임 소재 여부로 인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벌점으로 인한 선분양 제한의 합리화 필요성을 담은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벌점 산정 방식을 현행 누계 평균방식에서 누계 합산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선분양 제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건설기업은 이전 방식 기준 158개에서 265개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런 선분양 제한은 건설 기업에게도 치명적이지만 주택 시장을 악화시킬 위험도 동반합니다. 선분양이 제한되면 건설 기업은 분양 수입 발생 시기가 미뤄지기 때문에 자금 조달 공백이 불가피합니다. 이는 사업 추진상의 차질을 빚게 되고 그렇게 되면 주택 공급도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대형 및 중견 주택건설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주택협회’의 회원사 가운데 누계 합산방식에 의해 부과 벌점이 1.0 이상이 되는 29개 회원사들의 분양 실적은 최근 3년 간 평균 15.5만호에 달하는데요. 합산벌점방식으로 인해 건설 기업들이 선분양에서의 규제를 받게 되면 이는 주택 공급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침체된 지금의 주택 시장 상황까지 고려하면 현 정부가 목표한 주택 270만호 공급 정책이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사 부실의 경중과 관계없이 단순 합산된 벌점만으로 기업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불이익을 주는 것은 건설기업의 민간부문 영업 및 생산 활동을 제한하는 과도한 제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합산벌점방식의 이러한 비판점을 개선할 수 있는 합리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 누계 합산방식 시행 시기의 유예 검토
누계 합산방식으로의 변경이 건설시장과 주택시장에 미칠 혼란과 파급력, 건설기업이 이에 대한대응으로 안전관리 역량을 확보할 시간을 고려하여 시행 시기를 1년 혹은 2년 유예하는 방안입니다. 합산방식의 유예가 여건상 어려울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큰 선분양 제한 불이익만이라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 벌점제도의 경감 요인 확대 적용
공사 부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방지하도록 하는 벌점제의 운용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려면 건설기업이 스스로 벌점 축소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현행 벌점 경감 기준을 확대하고 주택건설 실적, 안전관리 활동, 녹색 건축 관련 인증 등 경감 기준을 신설하여 처벌 중심이 아닌 인센티브 접근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벌점 기준 상향
누계 합산방식에 의한 선분양 제한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벌점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자체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현행 선분양 제한을 받게 되는 최저 점수를 1점에서 3점으로 상향 시 선분양 제한 증가 폭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다만 상대적으로 현장 수가 많은 대형 건설기업들은 여전히 포함되는 비중이 높음을 고려하면 벌점 상향 기준은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선분양 제한을 불이익에서 제외하거나 선분양 제한에 대해서는 기존 누계 평균방식을 유지
현재 건설시장은 민간부문, 특히 주택부문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벌점에 의한 선분양 제한은 전체 건설 및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선분양 제한 불이익만이라도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 선분양 제한 불이익에 한정적 벌점 적용
건설 기업이 토목, 시설 등 주택 외의 업역에서의 과실로 인해 받은 벌점을 주택사업의 핵심 영업활동인 분양 제한에 적용하는 것은 관계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인데요. 이에 벌점 관리 체계상 일반건설사업과 주택건설사업을 분리하여 관리함으로써 선분양 제한 불이익을 위한 벌점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입니다.
💡 해당 내용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연구원 발간물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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