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대형 건설사 대표들의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었던 키워드는 안전과 신사업 발굴, 그리고 디벨로퍼 역량 강화였습니다.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기를 지나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건설사별로 수익 다각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인데요. 오늘 비즈인사이트에서는 이러한 건설업계의 사업 동향과 건설사별 사업 전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건설업계 사업 동향
1-1)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건설사들
1-2) HIGH RISK, HIGH RETURN
2. 건설사별 사업 전략
2-1) 삼성물산
2-2) 현대건설
2-3) DL이앤씨
2-4) 대우건설
최근 잇달아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시공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환경이 도래했습니다. 더불어 국내 주택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근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디벨로퍼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데요. 디벨로퍼는 흔히 사업용지 매입부터 기획, 마케팅, 개발, 시공 분양,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를 일컫습니다. 즉, 건설사들이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미는 단순 시공을 넘어 자체 사업을 진행하려는 움직임과 같습니다.
물론 대형 건설사들이 자체 사업을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국내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자체 주택 사업을 여럿 진행한 바 있는데요. 과거에는 주거 단지 중심의 개발이었다면, 최근 개발 방향은 미래 산업을 담은 복합개발 역량을 갖추는 추세입니다. 미래도시 인프라 사업,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의 분야에서 개발부터 운영까지의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죠.
그러나 자체 개발사업에는 여러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자체 사업 진행 시 건설사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모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데요. 기존 사업에서는 발주처, 시행사, 시공사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합니다. 따라서 사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리스크가 분산되는 경향이 있죠. 그러나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한다면 미분양, 하자 보수 등의 모든 리스크가 건설사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부동산 상황은 디벨로퍼에도 좋지 않은 환경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사업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란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사업에서 사업성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담보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입니다. 건설사들은 PF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충당하고, 분양수익 발생 시 정산하게 됩니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악화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일부 건설사들의 연체율이 높아진 것인데요. 이로 인해 금융감독원장은 직접 부동산PF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금융사들에게 지시했습니다. PF대출의 부실우려로 인해 PF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이죠.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PF대출 금리 또한 높아질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삼성물산은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의 신규 회원사로 가입했습니다. 본 협회는 디벨로퍼의 건전한 개발문화를 조성하고 개발업의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창립되었는데요. 회원사가 될 경우 개발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원래는 중견 건설사 위주로 가입이 되어있었으나, 대우건설의 2010년 합류를 시작으로 여러 대형 건설사들이 가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물산까지 신규 회원사로 등록하면서, 현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회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이 회원사로 등록되어있습니다.
올해 이뤄진 제58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태양광 발전, 수소 에너지 등 신사업 발굴을 중점으로 지속 성장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밝혔었는데요. 최근 카타르 태양광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추진하게 되면서 신사업 발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발전 분야에서 시공뿐만 아니라 사업 참여, 운영까지 벨류체인을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현대건설은 미래 첨단도시 인프라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먼저 UAM이란 도심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항공 모빌리티입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여 차세대 도심 교통 체계로 주목 받고 있는데요. 현대건설은 UAM의 착륙 시설인 버티포트 구현을 위해 현대자동차, 이지스자산운용과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본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UAM 버티포트 개발 사업지 선정부터 사업 모델 개발까지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SMR은 차세대 원전기술로, 대규모 건물로 짓는 방식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전력이 필요한 곳에 바로 설치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 냉각에 필요한 물질이 다양하다는 점 등으로 세계적으로 개발이 활발합니다. 지난 5월,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로 글로벌 원자력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와 사업 공동 참여 협약을 맺었는데요. 본 협약으로 차세대 대형 원전 사업에서 상호 독점적으로 협력할 뿐만 아니라 EPC 분야의 우선 참여권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 EPC: 설계, 조달, 시공
DL이앤씨는 최근 마스턴투자운용, 마스턴디아이와 ‘디벨로퍼 사업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건설사가 단순 시공만 담당하는 것을 넘어, 이번 협약은 건설사와 자산운용사가 모두 디벨로퍼로서 프로젝트 초기부터 공동 투자 및 개발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향후 주택사업을 넘어 오피스, 데이터센터 등의 다양한 개발사업으로 확대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최근 5월 개통한 신림선은 DL이앤씨가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추진한 디벨로퍼 사업입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역부터 영등포구 샛강역을 잇는 약 7.8km길이의 경전철인데요. DL이앤씨는 주관사로 30년 간 노선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 산업에 진출하며 종합 디벨로퍼 회사라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투게더투자운용’의 이름으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본인가를 받았죠. 리츠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입니다. 자산관리회사는 리츠로부터 자산 투자 및 운용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게되죠. 건설사들이 리츠 자산관리회사 본인가를 획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금을 직접 조달하여 사업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을 투자와 운용으로 다각화하려는 것이죠. 2016년 대림AMC(DL이앤씨)의 리츠 AMC 인가를 시작으로 HDC자산운용(HDC현대산업개발), 투게더투자운용(대우건설)이 리츠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또한 베트남을 중심으로 복합개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는데요. 바로 스타레이크시티입니다.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은 56만 평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대우건설은 도시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기획부터 인허가, 자금 조달, 시공, 분양, 도시의 관리 및 운영까지 주도하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주택 및 도시 사업을 넘어 미래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디벨로퍼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 사업은 단순 도급방식을 넘어 사업 영역과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기업별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장점이 있는 만큼 위험 부담도 클 수 밖에 없죠. 특히 올해는 자금 조달, 자재 공급과 관련하여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각 기업별 자체 개발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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