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 되면서 공사비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정부도 이달 중으로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여 원자재 가격 하락분이 반영되지 않은 건설 자재의 가격 하락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죠. 그동안 고금리에 공사비 급등이 겹쳐 어려운 시기를 겪어왔던 건설 업계는 건자재값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자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시멘트와 제강으로 대표되는 건자재 업계는 건설업 불황으로 생산 및 출하가 크게 줄은 데다,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제품 가격 하락에 부담을 표하고 있습니다.
두 업계는 공생 관계에 있는 만큼 건설업황 회복은 어느 쪽에서든 반가운 소식일 텐데요. 금주 산군 인사이트에서는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기대되는 건설업황 회복 가능성을 살펴보면서 건설사와 자재사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국제 원자재 가격 및 건설공사비지수 하락
1-1) 철광석, 유연탄 가격 변동
1-2) 건설공사비지수 하락세 전환
2. 건설사들의 건자재 가격 인하 요구
3. 건자재 업계의 입장
최근 들어 국제 원자재 및 부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농산물 가격은 치솟고 있지만, 반대로 중국 부동산 붐으로 호황을 누렸던 건설 자재 업계들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중에서도 철광석과 유연탄의 가격 추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에 필수적인 원재료로, 최대 수요처는 중국인데요. 그런데 중국 부동산 시장 불황 지속으로 건설 경기가 위축되자 유연탄의 수요가 곤두박질 쳤습니다. 국내 시멘트 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산 유연탄(CFR 동북아 5750kcal/kg NAR)과 대체재 격인 호주산 유연탄(FOB Australia Premium Low Vol)가격 모두 하락하고 있죠.
유연탄 가격은 시멘트 생산 원가에 30%를 차지해 시멘트 및 레미콘 가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하여 2022년 2월 t당 9.24만원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2023년 11월 11.2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죠.
철광석 역시 중국 부동산 불황에 타격을 입었는데요. 철광석은 필수 건자재인 봉강 등 철강의 핵심 원재료죠.그런데 중국 부동산 침체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길어지면서 올 1월 t당 130달러 대를 유지하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현재 92.99 달러로 떨어졌습니다.
철광석 선물 10월물 가격은 t당 89.60 달러로, 아예 9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202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죠. 또한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데 쓰이는 제철용 원료탄 가격 역시 하락했는데요.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연초 대비 35.6%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재값 안정화의 영향으로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던 건설공사비지수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는데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7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0.10포인트로, 전월과 비교하여 0.01% 하락했습니다. 6월에는 전월 대비 0.07% 하락한 130.11을 기록했죠. 건설공사비지수 하락을 이끈 것은 열연강판, 중유, 구조물용 금속제품, 원목 등이었습니다.
하락세가 큰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끝이 어딘 지도 모르게 올라가던 것과는 반전된 분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건자재 가격 변동에는 그동안 지속된 공사비 상승 및 고금리 기조로 신규 공사 현장의 씨가 말랐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고, 환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언급되는 데다 당분간 초과 수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이전처럼 공사비가 급격하게 오를 일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건설공사비는 재료 비용 뿐만 아니라 노무, 장비 비용도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하락 만으로 건설공사비가 크게 하락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요. 하지만 자재비는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나 신규 공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공사비가 지나치게 높아져 진행되고 있던 공사가 중단되거나, 위약금을 물고 공사를 포기하는 일도 종종 일어났었는데요. 공사비 상승세가 주춤하는 기세를 보이자 신규 사업을 미뤄왔던 건설사들이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적극적인 수주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재비 하락으로 공사 원가 상승 압박도 줄어든 데다, 8.8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이에 건설사들은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생산원가가 줄어든 건자재 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죠.
건설사 구매담당자들로 구성된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최근 시멘트 제조사들과 레미콘 단체에 가격 협상 공문을 보내는 등 시멘트 가격 인하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건자회 측은 2023년 하반기 시멘트 가격 협상 당시 원재료 가격이 인하할 경우 시멘트 가격을 인하한다는 조건 하에 가격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며 시멘트 가격을 기존 t당 11만 2000원에서 10만 1000원으로 1만1000원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마찬가지로 철강 업계에도 철광석 가격 하락을 근거로 열연이나 H형강의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죠.
하지만 시멘트 및 레미콘 업계와 철강 업계는 난감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재사 측은 지속된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여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라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건자회의 가격 인하 요구에 대해 애초에 지난 가격 협상에서 시멘트 업계가 제시한 가격 인상분이 다 반영되지 않은 점, 전기료 및 인건비, 환경설비 투자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철강 업계 역시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인데요. 조선업과 건설업 등 전방 산업 부진으로 감산 및 재고 조절을 하고 있던 데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국산 철강 제품이 국내에 저가로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 가격을 인하할 경우 큰 출혈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 업계와 건자재 업계의 입장이 서로 상반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활성화를 목적으로 이달 내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 밝혔는데요. 공사비 안정화 방안의 골자는 원자재 가격 하락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품목의 가격 하락 유도인 것으로 알려졌죠. 시멘트 가격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여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는 국토부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수급 애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건자재 가격을 낮출 묘안은 어떤 것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과 건자재업은 서로 공생 관계에 있는데요. 건설 경기 회복이라는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두 업계인 만큼 어느 한 쪽에 부담을 전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가격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 지, 이달 중으로 발표된다는 공사비 안정화 방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며 건설업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궁금해지는데요. 산군 인사이트도 공사비 안정화 방안이 나오는 대로 내용을 재정비하여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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