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업계 6위인 무궁화신탁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고 수위의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는 재무 건전성 악화와 부동산 PF 부실 여파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결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신탁사의 문제가 아니라 중소형 신탁업계 전반에 경고 신호를 보내며, 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무궁화신탁 경영개선명령의 배경과 조치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무궁화신탁은 2003년 10월 1일 설립되어, 2009년부터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승인받아 신탁 및 부수업무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나, 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PF의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취약한 신탁사로 분류되어 왔는데요. 지난 11월 27일, 금융위원회는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를 훨씬 밑도는 69%로 악화되었다고 발표하면서, 경영개선명령을 부과했습니다. NCR은 회사의 자본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회사가 가진 자본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주는 지표인데요. NCR이 낮다는 것은 ‘회사가 위험을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의 재무 건선성 악화를 심각하게 보고,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강도 높은 경영개선명령을 내렸습니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당국이 부실 위험이 있는 금융회사에 내리는 단계적인 구조조정 조치인데요. 강도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으로 진행되며, 이번 조치는 자본 확충과 부실 사업 정리를 강제하는 가장 수위가 높은 최종 수단입니다.
구체적인 구조조정 요구안은 다음과 같은데요.
무궁화신탁은 2025년 1월 24일까지 위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인가 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NCR을 약 125%로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수치는 69%로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고, 결국 금융당국의 조치로 이어졌는데요. 무궁화신탁의 위기는 단순히 NCR 보고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책임준공형과 차입형 신탁 사업 구조에서 비롯된 과도한 리스크의 발현과 자본 부족에 있습니다.
책임준공형은 신탁사가 시공사를 대신해 공사를 완료할 책임을 지는 사업 방식으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공사 실패 시 모든 리스크를 신탁사가 떠안는 구조입니다. 무궁화신탁은 24년 9월 기준 전체 PF 사업장 67개 중 35개를 책임준공형으로 운영하며,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지방과 같은 비우량지역 사업장이 많아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서 손실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차입형 신탁은 신탁사가 사업 자금을 직접 조달해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자본 여력이 풍부한 대형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쉬운 방식입니다. 그러나, 무궁화신탁처럼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 신탁사에서는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무궁화신탁의 차입형 사업장은 32개에 달합니다. 결국 이들 사업장에서의 유동성 부족과 부실 자산 관리 문제가 이어진 것이 회사 전체 재무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분양계약자, 시공사, 협력업체 등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까지 마련했는데요. 이러한 조치는 무궁화신탁 사태로 인해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됩니다.
무궁화신탁이 운영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된 26곳에서는 HUG의 분양보증을 통해 공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받습니다. 만일 사업 지속이 어려운 경우, 분양계약자에게 이미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하는 방안도 마련됐는데요. 이를 통해 분양계약자가 입주 지연이나 재산 손실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할 계획입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42개 사업장에서는 협력업체와 시공사가 공사대금을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도급 대급 지급 보증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는 금융권 신속지원 프로그램(Fast Track)을 적용해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을 제공합니다.
무궁화신탁 사태가 금융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유지 및 확대합니다.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2025년까지 연장하고, 부동산 신탁사도 P-CBO(프라이머리 담보부 증권) 지원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무궁화신탁 사태는 단순히 한 신탁사의 문제가 아니라, 중소형 신탁업계 전반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와 리스크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입니다. 특히, 책임준공형과 차입형 사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부동산 PF 시장의 불황 속, 신탁사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는데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치와 맞춤형 지원 대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개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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