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국내 10대 건설사 중 8곳의 CEO가 교체되는 등 건설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상위 10곳 건설사들의 수장이 대거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이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건설업황 회복이 요원해지자 인사혁신을 통해 분위기 반전 및 쇄신에 나선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PF와 원가율 상승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는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 활성화 및 신사업 개발, 재무구조 개선 등 각자의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고 있는데요. 각 기업의 새로운 CEO가 건설산업의 위기를 타파하고 성장동력을 확대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금주 인사이트에서는 10대 건설사 CEO 교체와 그로 인해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악화일로를 걷던 건설경기는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요. 고금리 및 건설공사비 상승의 여파로 사업에 제동이 걸린 현장도 많았고, 신규 공사도 얼어붙었죠. 또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겪은 곳들도 있었습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키스콘에 따르면 올해 부도가 난 건설사는 29곳(2024년 1월~12월 기준, 잠정치)에 달해 2019년(49곳)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을 정도였는데요. 또한 자진폐업을 하는 건설사 크게 늘어난 것도 건설업황에 여전히 먹구름이 껴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처럼 건설불황이 계속되자 대형 건설사도 성장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그 방안으로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바로 CEO 교체였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제외한 8개 사가 CEO 인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젊은 피, 총수 일가 경영인의 등장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데요. 아래에서는 주요 건설사들의 CEO 교체를 통해 예상되는 변화와 특징 등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건설사들은 국내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자 해외건설수주를 노리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가고 있었는데요. 신임 대표들은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주택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성장동력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월 15일 현대자동차그룹 정기인사에서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이번 CEO 인사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1970년생이 현대건설 대표에 오른 전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임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이 1957년생이었던 것과 비교해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들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윤 전 대표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년 넘게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인데요. 현대건설 측은 도전정신으로 상징되는 그룹 헤리티지를 지속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임 대표이사는 1994년에 현대건설에 입사해 전략기획사업본부장, 건축주택지원실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인물인데요. 업계에서는 현장 경험과 전략 및 기획 전문성을 두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대건설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주택 부문에서 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사비 상승 여파와 부동산 PF 리스크 등으로 올 1~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죠. 이에 현대건설은 주택 전문가인 이 대표이사를 투입하여 주택 사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계획인데요. 이와 더불어 EPC역량 향상을 통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에너지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확대해 업계 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DL이앤씨는 지난 8월 DL건설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박상신 주택사업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DL이앤씨의 이번 인사는 LG전자 출신의 서영재 전 대표 취임 2개월 만에 이루어져서 더욱 관심을 받았는데요. 게다가 2021년 분사 이후 처음으로 건설업계 출신 대표가 선임된 것이라 더 주목을 받았죠.
박 대표는 DL건설 전신인 삼호건설의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낸 위기 관리의 달인이라고 평가받는데요. 또한 ‘아크로’가 대표적인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DL이앤씨는 주택 사업 전문가인 박 대표를 내세워 경기 불황으로 비중을 줄였던 주택 사업에 다시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이전부터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왔던 SMR, CCUS(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의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건설원가율 상승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은 건설사들은 재무 전문가를 대표에 앉혀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우정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주 대표는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 기아차 재경본부장 등을 역임한 이력이 있는데요. 올해 재무 목표 초과 달성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정기인사에서 대표이사직에 앉게 됐습니다. 주 대표는 그룹 내 대표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데요.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인물이라고 평해지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78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1.3% 감소한 522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게다가 1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죠.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기에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주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주우정 대표가 이끄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재무 구조 개선과 해외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SMR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분양 물량 관리와 선별 수주를 통해 국내 주택사업 수익성 개선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 7월 김형근 전 SK E&S 재무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는데요. 이와 더불어 지난달 정기인사를 통해 전체 임원수를 기존 66명에서 51명으로 줄인 바 있죠.
김 대표 체제 하에 SK 에코플랜트는 전통적인 건설업 보다는 반도체 기반 신사업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이는데요.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월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했죠. 이를 통해 AI 시대를 대응하고, 반도체 유관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또한 AI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을 위한 에너지사업 조직을 독립시켜 연료전지, 재생에너지 사업 등과 시너지 가반 경쟁력 있는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죠.
반대로 건축·토목·플랜트 조직은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했는데요. 자사 핵심 비즈니스 사업인 반도체 종합 서비스, 에너지, 환경 등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오너 일가가 건설사 수장에 오른 곳들도 있었는데요. 이들 기업도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5일 총수일가인 김보현 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습니다. 김 대표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는 처남-메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죠.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당시 대우건설 인수단장으로 활약하며 인수 과정을 총괄했는데요. 2022년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편입된 이후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 체제 아래 대우건설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신임 대표 내정에 맞춰 기존 7개 사업본부 83팀을 5개 사업본부 79팀으로 축소했습니다. 인적 쇄신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대우건설도 올 3분기 2819억원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2% 감소한 수치이죠. 영업이익률도 2~3% 대로 떨어진 바 있죠. 이에 대우건설은 오랜 시간 군에서 쌓아온 경험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구성원 통솔 능력 역량을 갖고 있는 김 대표를 내세워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GS건설도 지난해 10월, 오너 4세 허윤홍 사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했는데요. 1979년생인 허 대표는 업계 최연소 경영자에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허 대표는 2002년 GS칼텍스 신입사원으로 입사, 2005년에는 GS건설에 입사해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사업 등 여러 분야를 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죠.
현재 허 대표가 이끄는 GS건설은 조직 세대 교체 및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사업부를 6개에서 3개로 줄이고, 임원 수를 단축하는 등 조직 쇄신에 매진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런가 하면 슬슬 경영 참여에 시동을 거는 오너 일가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HDC그룹 3세 정준선 카이스트 조교수(주요 연구분야: AI,머신러닝,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음성신호처리)는 건설 정보기술 전문기업인 HDC랩스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중인데요. 일각에서는 HDC랩스에서 정 조교수의 경영수업이 시작될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설업황 침체로 인한 영업손실, 성장세 둔화 등을 경험한 건설사들이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불황을 타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요. 주력 사업 및 재무 전문가, 총수 일가 등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며 믿을 만한, 강력한 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국내 건설사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되찾는 것은 물론 신사업 개발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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