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설 연휴를 사이에 두고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속속들이 2024년 경영실적과 2025년 가이던스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지속된 건설업 불황 속에서 대형사들은 해외수주에 힘을 주거나, 신재생에너지, 원전 및 SMR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전반적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전략을 구성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등의 기조를 이어온 가운데 지난해 대형사들의 경영실적은 어땠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2025년은 최근 3년 중 가장 힘든 한해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오곤 하는데요.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움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어떤 사업 전략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TOP6 건설사의 2024년 경영실적 및 가이던스 발표를 살펴보면서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경영상황과 올해 전망 및 사업계획 등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경영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년도 경영실적은 올해 사업 계획의 기초가 되는 만큼 중요도가 높은데요. 게다가 지난 연말에는 트럼프 당선, 탄핵 정국 등 불확실성 확대로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한 건설사가 대부분이라는 기사가 줄을 이었죠.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조로 사업을 운영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개 실적과 함께 발표되는 가이던스는 업계 전반의 건설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하는데요. 아래에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발표한 경영실적과 가이던스를 살펴보면서 올해 건설산업의 흐름을 예상해보겠습니다.
지난달 22일 삼성물산은 2024년 경영실적과 2025년 전망 및 사업전략 방향을 발표했는데요. 해당 비밀을 매출과 이익, 향후 전망과 사업전략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건설부문은 2024년 4분기에 3조67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2024년 연매출 18조 655억 원, 영업이익 1조 10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로써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대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영실적을 분야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건축, 토목, 플랜트 이하 세 가지 분야 중 건축분야에서 매출의 상당부분을 창출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4분기에는 건축에서만 2조 89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1조 9080억 원, 해외 1조 7660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4분기 매출이익은 4060억 원, 영업이익은 145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3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 이익 가릴 것 없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삼성물산 측은 국내외 하이테크/발전 등 대형 프로젝트의 주요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조 가량 감소했으나, 매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130억, 100억 원 상승했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불확실성 확대, 대형 프로젝트 준공 영향으로 2025년 건설부문 매출을 15조 9천억 원으로 전망했는데요. 삼성물산은 올해 공항, 데이터센터, 메트로 등 기술 특화 상품과 신사업 수주를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쓸 예정입니다.
현대건설도 같은 날 경영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수주 및 수주잔고와 매출, 영업이익 등의 실적과 경영계획, 요약 재무제표 등을 공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지점은 영업이익인데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후 23년 만에 1조 2209억 원 가량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현대건설이 발표한 2024년 연간실적(잠정)에 따르면 2024년 연간수주는 전년 대비 6% 감소하긴 했지만, 수주잔고나 매출은 보합과 상승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10.3% 오른 32조 6944억 원을 기록하며 연간 계획의 약 11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4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1조 2209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는데요. 전년도 영업이익이 7854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결과인데요. 게다가 2024년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512억 원이었으나, 4분기에만 1조 7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연결 자회사이자 시공능력평가순위 4위의 현대엔지니어링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13조 633억 원) 14조 7604억 원을 기록해 약 13% 상승했지만, 수주(14조 9910억 원→12조 20억 원)와 수주잔고(30조 9082억 원→28조 1499억 원), 영업이익은 모두 하락했는데요.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23년 2552억 원 흑자에서 2024년에는 1조 240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현대건설이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이 1조 2401억 원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갑작스런 대규모 영업손실을 두고 현대건설 측은 해외 대형 플랜트 일부 현장 손실 반영에 따른 일시적인 적자잔환이라며 2025년 영업이익 가이던스로 1조 1828억 원을 제시,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23년 만에 1조 단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을 두고 *빅 배스가 아니겠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지난 12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취임한 만큼 실적 반등을 위해 대규모 손실 인식을 단행한 것 아니겠냐는 추측인 겁니다. 다만 현대건설 측은 경영진 교체에 따른 비용 반영은 아니라며 빅 배스 논란을 일축했는데요. 각 사업장의 작은 잠재 부실까지 정리한 것은 아니고 한 사업장의 대규모 손실을 일시 반영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빅 배스(Big Bath): 과거의 부실 요소나 잠재 부실을 한 회계 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 요인을 일시에 제거하고, 턴어라운드를 유도하는 회계기법. 주로 경영진 교체 시기에 단행한다.
이례적인 대형사 수장 무더기 교체 현황 알아보기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우건설도 지난 6일 2024년 경영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출과 이익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는데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매출도 목표치(10조 4000억 원) 대비 101%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죠.
대우건설에 따르면 2024년 영업이익은 4031억 원으로, 전년(6625억 원) 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은 10조 5036억 원, 당기순이익은 242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9.8%, 53.4% 감소했는데요.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3514억 원보다 14.7% 가량 높았습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주택건축사업부문 매출은 6조 8418억 원으로, 주택건축사업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는데요. 토목과 플랜트 사업에서는 각각 2조 1704억 원, 1조 13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덧붙여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44조 4401 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 중이며, 올해는 14조 2천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내 8조 4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습니다.
DL이앤씨도 지난 6일 2024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DL이앤씨의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8조 31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했는데요. 다만 영업이익은 연결 자회사인 DL건설의 원가율 조정 및 대손 반영의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1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DL이앤씨는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는데요. 그 결과 연간 원가율 89.8%, 연간 부채비율 100.4%를 기록하면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주택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온 만큼 매출의 절반 이상이 주택사업에서 나왔는데요. 지난해 DL이앤씨의 연결기준 주택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59.8%에 달하는 4조 9482억 원이었습니다. 플랜트는 2조 100억 원(24.16%), 토목은 1조 3710억 원(15.83%)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죠.
DL이앤씨는 올해 연결기준 수주 13.2조, 매출 7.8조, 영업이익 5200억을 목표로 잡았는데요. 그중에서도 눈길이 가는 지점은 DL이앤씨 별도 매출 목표치인 6.1조 중 플랜트 매출 목표치(2.7조)가 주택 매출 목표치(2.5조)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DL이앤씨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해외 플랜트 수주에 공을 들일 계획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SMR사업을 공동 추진 중인 미국 엑스에너지가 아마존과의 대규모 SMR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호재를 바탕으로 해외 플랜트 및 SMR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GS건설은 지난 2023년 검단 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빠르게 실적을 회복,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함과 동시에 신규수주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GS건설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매출은 12조 8638억 원으로, 전년대비 4.3% 감소했는데요. 하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GS건설의 영업이익은 -387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는데요. 올해는 2862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침체된 업황, 여타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 상황 속에서 GS건설이 선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2023년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5524억 원의 손실 비용을 한번에 반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GS건설은 주택사업보다는 플랜트 및 토목 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보였는데요. 건축주택사업본부의 매출은 전년 대비 7.1% 감소해 9조 5109억 원을 기록했으나, 인프라 사업본부(1조 1041억 원)와 플랜트 사업본부 매출(3004억 원)은 전년 대비 각각 4.5%, 41.7% 증가해 1조 1041억 원, 425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GS건설은 올해 목표치로 매출 12조 6000억 원, 신규 수주 목표는 14조 3000억 원으로 잡았습니다.
전년도에 대규모 손실이 반영된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건설사는 전년 대비 실적이 다소 감소했는데요. 국내 건설경기가 아직 침체기에 있는 상황에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도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대부분 안정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5년을 넘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공감을 사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하면서 SMR과 원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을 쏟아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산군 콘텐츠 저작권 안내
모든 산군 콘텐츠는 관련 법에 의해 보호 받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무단 전재, 재배포할 경우 법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