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진행 중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갈등이 불거져,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된 일이 있었죠. 지난 1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정비사업 갈등과 현 제도’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불황에 따라 사업성이 불확실한 한편,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완화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늘어나면서 때에 맞춰 심의 문턱을 넘기 위해 사업 속도가 빠른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채택하는 추세입니다. 오늘 산군인사이트에서는 신탁방식 정비사업과 장단점, 정부 지원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신탁방식 정비사업
1-1) 신탁방식 장점: 사업 속도와 높은 전문성
1-2) 신탁방식 단점: 수수료 발생 및 조합원 위험 부담
2. 왜 신탁방식을 채택할까?
3. 정부 지원 방안
3-1) 서울시, ‘공사계약 종합 관리방안’ 시행
3-2) 국토교통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으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자금조달부터 분양까지 사업 전반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신탁방식은 조합 또는 추진위원회의 유무에 따라 사업시행자와 사업대행자로 나눌 수 있는데요. 토지등소유자가 신탁사에 직접 정비사업을 위탁하는 형태는 사업시행자 방식, 조합이 설립된 사업장에 신탁사가 참여하는 형태는 사업대행자 방식입니다. 사업시행자 방식은 신탁사가 시행주체가 되므로 신탁사의 책임이 크고, 사업대행자 방식은 조합과 신탁사가 책임을 분담하게 됩니다.
◾ 토지등소유자 75% 이상의 동의 시, 조합방식에서 요구되는 추진위설립 및 조합설립 인가 등 절차 생략 가능
◾ 조합원 간 발생하는 분쟁 감소에 따른 우발적 지연 감소
◾ 높은 전문성으로 공사 리스크 해소 및 공사비 절감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아래 원활한 자금조달과 투명한 자금관리
◾ 상당 수준의 수수료 부담 발생
◾ 토지등소유자가 신탁사를 통제하는 방식이 제한적
◾ 신탁사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조합원들의 의견 미반영 가능성 존재
◾ 사업성 악화 시 신탁사의 일방적인 사업 중단 및 계약 해지 가능성 존재
최근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으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전통적인 조합방식 정비사업을 지양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4월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은 조합과 공사비 증액 갈등이 심화되면서 시공 중단을 통보하고, 조합은 공사 지연 우려에 따라 시공사 계약해지까지 검토하는 등 6개월 간 공사가 지연된 일이 있었는데요. 공사 지연 사태와 더불어 대주단이 사업비 대출 연장 불가 방침을 확정지으면서, 조합은 7000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파산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둔촌주공 정상화위원회는 조합장 및 집행부의 해임을 추진하고 결국 조합장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시공사업단의 보증으로 겨우 자금을 조달하고 협의를 진행한 끝에 10월 17일 공사를 재개할 수 있었습니다. 조합방식 정비사업이 가진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죠.
한편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시공사와 협상에서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으며 자금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에 본 방식을 채택하는 사업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일례로 서울 도봉구 창동 ‘창동 상아1차 아파트’는 KB부동산신탁과 사업시행자 계약을 맺을 계획이며, 서울 영등포 1-11 재정비촉진구역 역시 한국토지신탁을 재개발 사업대행자로 선정했죠. 또한 ‘목동7단지 아파트’, 강서구 ‘마곡신안빌라’에서 신탁사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서울시 다수의 사업장에서 신탁방식 채택을 고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둔촌주공 정비사업이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서울시도 갈등 중재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소득은 없었는데요. 지난 9일 ‘공사비 검증제도 강화’를 추진하며 사업시행자와 시공자의 계약 전후에 공사비를 검증하게 하고, 이전까지 한국부동산원에서 주로 실행했던 공사비 검증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대행토록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공사비 검증 이후에도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공사비 갈등 중재 자문기구’ 구성 및 운영,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파견’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28일 ‘공사계약 종합 관리방안’을 마련해 정비사업 도중 공사비 과다 증액으로 인한 조합-시공자간 분쟁을 차단하고, 공공 지원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는데요. 크게 ▴정비사업 조합정관개정 ▴정비사업 공사표준계약서 개정 ▴증액 예상사업장 사전협의유도 ▴공사비 증액 사유발생 신고제 등 4개 부문에서 시행됩니다.
◾ 정비사업 조합정관개정
공사비 분쟁의 가장 큰 원인, 공사비 변경계약 및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를 위한 공사비 검증을 입주예정시기 1년전까지 착수하도록 행정지도를 통해 ‘조합정관 개정’을 유도할 방침
◾ 정비사업 공사표준계약서 개정
조합-시공자 간 계약 내용의 근간이 되는 ‘정비사업공사표준계약서’를 개정, 공사비 증액사유가 생겼을 때에는 정비사업지원기구(한국부동산원․SH공사 등)의 공사비 검증을 받고, 검증결과를 필히 반영하도록 의무규정을 기재
◾ 증액 예상사업장 사전협의유도
현재 시공자가 선정된 정비사업장에 대한 실태전수조사에 나서 향후 공사비 증액으로 분쟁이 예상되는 사업장은공사비검증 등 공사비 증액 관련 사전협의를 유도할 방침이며, 필요시 전문가로 구성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도 파견
◾ 공사비 증액 사유발생 신고제
시공자가 조합에 증액 계약을 요청함과동시에 인허가권자인 관할 자치구에 신고하면, 자치구는 공공지원자로서 현황을 파악하고 사전 합의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에나설 예정
국토교통위는 지난 23일 도시정비법 개정안에서 공공방식과 신탁방식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먼저, 주민ㆍ신탁사 간 표준 계약서 및 표준 시행규정을 마련하여 입주민이 정비계획 입안을 요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정비계획 변경 및 사업시행계획 인가에 필요한 심의, 조합총회를 각각 통합하여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사업추진 속도를 제고하는 등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절차의 간소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조합방식과 신탁방식은 장단점이 명확히 구분되는데요. 최근 조합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신탁방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늘었지만, 전문가들은 사업장에 따라 유리한 판단을 해야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업장 내부에서도 조합방식과 신탁방식을 두고 어느 방식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요. 결정권이 있는 토지등소유자를 중심이 되어, 사업의 가치를 높이고 조합원들이 만족할 만한 이익을 보장받는 방향을 신중히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산군 콘텐츠 저작권 안내
모든 산군 콘텐츠는 관련 법에 의해 보호 받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무단 전재, 재배포할 경우 법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