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에 정계는 물론 재계 및 산업계의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정부는 ‘원팀 코리아’를 강조하며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밝히기도 했었죠.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제 2의 중동 붐’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비즈 인사이트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 방한과 국내건설 해외진출 성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빈 살만 왕세자 내한이 국내 건설에 미치는 영향
2.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과
2-1)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네옴시티 '더 라인' 터널 공사 수주
2-2) 5개사 컨소시움, 그린 수소 / 암모니아 공장 프로젝트 MOU 체결
2-3) S-OIL, '샤힌 프로젝트' EPC 계약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내한에서 가장 주된 토픽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였습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계획하고 있는 초대형 미래 스마트 도시인데요.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초대형, 최첨단, 친환경이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네옴시티는 핵심 주거단지 ‘더 라인’, 해상 첨단산업단지인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로 구성됩니다. 5000억원 달러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들이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네옴시티 건설에 세계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빈 살만 왕세자 내한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리나라의 필요가 맞물려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80년대 중동 붐으로 인해 중동의 건설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토목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국내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는 등 기술력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이런 우리나라를 네옴시티 건설에서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빈 살만 왕세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의 내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사태 등이 잇달아 발생하며 대형 사업장까지 PF 자금 조달이 어려울 정도로 국내 건설사업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왕세자의 내한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네옴시티 관련 수주에 성공한다면 ‘제 2의 중동 붐’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로부터의 의존에서 벗어나 친환경 정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신뢰 관계를 잘 맺는다면 추후에도 탈석유 관련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따릅니다.
지난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는 총 26개의 계약 및 *MOU(양해각서)가 체결되었는데요. 어떤 성과들이 있었을까요?
*MOU(양해각서) : 조약이나 계약을 정식적으로 체결하기 전 상호 간 양해 내용을 기재하는 합의 문서
이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사우디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네옴시티 ‘더 라인’ 터널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더 라인’ 지하에 고속, 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공사로, 이 구간은 해당 터널의 허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불리는데요. 총 28km 중 12.5km이고 다른 일반 사막 구간과 달리 산악지역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이 요구됩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약 1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기업 5곳(삼성물산,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 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추진 프로젝트’의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는 사우디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연간 120만톤 규모의 그린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인데요. 한국 민간 기업과 공기업이 함께 ‘팀 코리아’로 뭉쳐 수주에 힘쓰고 있습니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S-OIL 공장 일대에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인 ‘스팀 크래커’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석유화학 원료를 한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는 자회사인 ‘아람코 오버시즈 컴퍼니(AOC)’를 통해 S-OIL 지분의 63.4%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샤힌 프로젝트’는 아람코의 한국 내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입니다. 또한 샤힌 프로젝트는 양국 간 석유화학 및 청정에너지 협력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PC :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 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
하지만 일각에서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도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공사 규모가 워낙 크고, 특히 유가 등락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지연되거나 공사 현장이 멈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거죠.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2013년부터 1007m 높이의 세계 최고층 건물인 ‘제다 타워’를 건설 중이지만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기도 한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목표가 걸린 프로젝트인 점, 네옴시티가 2029년 동계 아시안 게임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2026년까지 인공호수, 스키 리조트 등 시설 건설을 목표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인해 오랜만에 국내 건설업계에 기대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이번에 체결된 MOU들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우리 건설업계에 ‘제 2의 중동 붐’이 찾아올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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