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하자 논란과 전례없는 붕괴사고를 거치며 부실시공 문제는 대국민적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이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며 건설안전 대책의 필요성이 다시금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와 정부는 사고 원인을 파악하며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금주 산군 인사이트에서는 건설현장 안전사고 현황과 원인, 그리고 대응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계속되는 건설현장 안전사고
2.건설현장 안전사고 원인 분석
3.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대책 현황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롯데캐슬 르웨스트’ 공사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해당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 발생했으며, 현장 근로자 2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직후 강서구청과 롯데건설의 점검에 중대한 구조적 결함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당장 올해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만큼 수분양자들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인데요. 수분양자들은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롯데건설 측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서의 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바로 얼마 전 8일, DL이앤씨가 진행중인 울릉공항 건설현장에서 굴착기로 작업하던 근로자 1명이 밀려온 토사에 매몰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2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일이 있었는데요. HDC 현대산업개발이 평택에 짓고 있던 주거용 오피스텔 건설 현장 지하에서 건설 자재가 근로자를 덮쳐 끝내 사망한 사고입니다. 이에 경찰은 조사 끝에 공사 책임자들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처럼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사망까지 이르게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데요. 그런데 이러한 안전사고는 어제오늘일이 아니죠. 2022년에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건설현장 붕괴로 6명이 사망했으며, 작년에는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며 전면 재시공이라는 결말을 맞았습니다. 이같은 대형 건설사고들 이후로도 건설사 규모와 상관없이 부실시공, 안전사고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국민들은 점차 건설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고 원인을 분석하며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는데요.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최근 3년(2020~2022)간의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건설업 사망사고 심층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해당 보고서 중 공사규모, 사고유형, 주원인유형별 사고사망자 통계를 통해 건설현장 안전사고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우선, 공사규모별 사고사망자는 50억원 미만의 소형 사업장이 48%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는데요. 300억원 이상의 대형 사업장이 32%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러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300억원 이상 사업장의 사고사망자는 2020년 이후 줄고 있는 반면, 50억원 미만의 사업장의 사고사망자는 2020년보다 2021, 2022년에 증가한 모습을 보였죠.
출처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사망사고와 그 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하면 ‘떨어짐’과 ‘깔림’이 각각 50%, 19%로 대부분이었고, 원인으로는 ‘관리적요인’이 32%, ‘시공적요인’이 24%, ‘환경적요인’이 17%로 대표적인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별 작업자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이는 소형 사업장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사망사고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떨어짐’ 사망사고의 발생비중은 50억원 미만의 민간 소형 사업장에서 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동시에 ‘떨어짐’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는 작업자의 관리적 요인 역시 소형 사업장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죠. 게다가 소형 사업장은 가시설로 인한 사고 비중이 큰 반면 대형 사업장일수록 건설기계로 인한 사고가 많았는데요. 사업장 규모별로도 서로 다른 안전 대책이 도입되어야 함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있었던 ‘제12회 건설안전인의 밤’ 행사에서도 언급되었던 것으로, 이날 참석한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건설 사고 원인에 대해 물리적인 안전조치에 대한 사고보다는 안전작업관리적 측면에서 안전기법에 대한 역할을 준수하지 못한, 관리적 요인에서 많이 발생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밝혔죠.
또한,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급격한 전문인력 이탈에 따른 업무 연속성 악화와, 외국인 노동자의 현장 비중 증가 등으로 인한 인력관리의 어려움 등을 지적했는데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전 관리 비용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으며, 안전보다 효율성이 중시되었고 건설사 차원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더불어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안전관리 대책으로 도입된 건설현장 CCTV 경우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는데요. 영상 기록의 효과는 대부분 사후 관리의 측면일 뿐 부실 시공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써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 정부 및 공공기관 지원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현장의 관리 소홀 뿐만 아니라, 열악한 현장환경, 나아가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동안 업계와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건설현장 안전사고와 부실공사에 대한 세부적인 예방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죠. 이에 국토부에서는 지난해 국정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인데요.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내용 출처 : 대한전문건설신문
또한, 유관기관들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주요 책임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시공, 감리단계의 품질관리와 부실시공에 따른 책임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담은 ‘건설혁신방안’을 올해 1월에 발표했었는데요. 산군 인사이트에서도 해당 주제를 다룬 바 있어 자세한 내용은 <LH ‘건설혁신방안’ 발표와 국토교통부 ‘LH 혁신방안’> 인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국토안전관리원은 안전점검 시스템의 실효성 향상을 위해 전체적인 구조 개선과 점검기관의 독립성 확보를 목표로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죠. 이외에도 건설공사를 직접 발주하는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3D 모델링과 같은 다양한 조사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직접시공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검토 중입니다.
■ 스마트 건설안전기술
최근 스마트 건설기술을 건설안전관리에 도입한 ‘스마트안전기술’을 정부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2024년 스마트건설안전 포럼’이 국토부와 국토안전관리원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는데요. 전문가들이 전체 중대재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100억 미만 공사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맞춤형 스마트안전장비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경제적이면서도 자체 관리가 용이한 중소건설현장 맞춤형 경량형 ‘AI CCTV’ 등 현실적인 스마트안전장비 개발과 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죠. 이에 정부에서도 현장 상황에 맞춰 효율적인 스마트안전장비가 적용될 수 있도록 장비 표준화와 예산 지원, 중장기 전략 마련 등 지원책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건설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첨단기술을 안전관리에 접목해 스마트안전기술 개발에 나섰는데요. 현대건설은 얼마 전 국내 최초로 지하 터널의 무선통신기술을 안전 관리와 결합한 터널 스마트 안전 시스템 ‘HITTS’를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HITTS’를 활용하면 터널의 깊은 지하 구간에서도 통신이 가능해지며, 이동 설치와 운용도 용이해 사물인터넷(IoT) 유해가스 센서, 근로자 장비 위치 트래킹 등의 스마트 안전 솔루션을 지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그간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지하 공간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대형건설사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등 스마트 안전기술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국토부에서 선정한 스마트건설 강소기업에서도 스마트 안전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이 있었죠. 자세한 내용은 '국토교통부 스마트건설 강소기업 선정’ 인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건설현장 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고,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현장 근로자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스마트 건설안전기술 또한 아직은 보급이 미비한 상황이죠. 하지만 업계와 정부 모두 건설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한 스마트 건설안전기술 역시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도입이 어려워 보였던 중소건설현장의 상황에 맞추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등 다방면으로 개선안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건설현장 사고 ‘제로(Zero)’를 실현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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