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는 주요 건설지표를 분석해 남은 2023년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을 발표했는데요. 건설경기 부진이 하반기로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금주 산군인사이트에서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목차
1.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
1-1) 주요 건설지표 동향
2. 원인 분석
3. 업계 반응
3-1) 건설경기지수(BSCI)
3-2) 위기에 대처하는 중견 건설사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제11호에서는 주요 건설지표를 통해 건설경기를 분석했는데요. 3/4분기 주요 건설지표에 대해 전체적으로 부진하며, 마감공사 등의 일부 공종을 제외하면 건설공사 물량도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7월 기준 건설기성은 10.8% 증가하였으나, 건설수주·건축허가 및 착공면적 등은 50% 가까이 감소했죠.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건설수주는 1/4분기 -11.1%, 2/4분기 -31.5%로 계속해서 줄어들었는데요, 3/4분기에는 -55.3%로 감소폭이 -50%를 돌파했습니다. 건축허가면적 역시 1/4분기 -8.5%, 2/4분기 -33.5%로 감소했는데요. 7월에는 -45.7%를 기록해 부진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죠. 건축착공 지표는 더 심각합니다. 상반기에 이미 38.5%가 하락한데 이어 7월에는 48.9%까지 감소 상황이 심화되었는데요. 게다가 아파트 분량물량까지 작년 동기대비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주요 지표의 악화가 극심한 상황입니다.
한편, 이 중 건설기성은 조사 시기인 7월 한달간 건설업체들이 실제 공사를 통해 얻는 금액인데요. 건설사들이 공사의 진행도에 따라 기간별로 수취하는 금액으로 해당 기간 동안의 건설 활동 규모를 알 수 있습니다. 이때 건정연에서 조사한 건설기성은 앞의 금액에서 물가변동분을 뺀 ‘불변’건설기성이기 때문에 건설경기의 동행지표로 유용하게 쓰이는데요. 하지만 건설기성은 착공 이후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건설지표로 다룰 때 유의해야 합니다. 건정연에서도 건설기성만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21년까지 증가한 착공물량의 시차효과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했죠. 실제로는 ‘22년부터 건설 선행지표의 부진이 심화되었고, ‘21년의 시차효과가 사그라들며 지표 부진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할 내년부터는 건설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될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한국은행은 올해 상승한 건설기성을 근거로 건설투자 전망치를 -0.4%에서 +0.7%로 상향조정했으나 내년 전망치는 +0.2%에서 -0.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우선, 신규 수주 물량이 감소했는데요. 특히 공공공사에 비해 민간 수주액의 감소폭이 극심해, 공공 발주의 비중이 큰 원도급 공사에 비해 민간 비중이 큰 하도급 공사의 감소세가 두드러졌죠. 민간 공사가 급락한 것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리가 두 배나 올랐고, PF 대출 연체율까지 상승한 영향인데요. 게다가 부동산 침체가 심화되며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자금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죠. 금융권에서 PF 대출 관리에 보수적이라 수주를 받는다고 해도 사업 진행이 어려워 수주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이에 정부가 PF 대출 보증 규모를 25조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70%까지 늘려 민간 공급을 활성화한다고 했지만, 자금난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한 토공, 철근 등의 선행공사 종목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았는데요. 이외에도 최근 이루어진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업역 충돌, 수주 경쟁 심화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죠.
한편 현재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달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었는데요. 반면 국내에서는 높은 금리가 예측보다 오래 이어지고 있어 상황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폭등까지 겹쳐 공사비가 3년간 130% 수준으로 과도하게 상승하고,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건설 허가를 받았음에도 착공에 돌입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는데요. 7월까지의 착공 물량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나 폭락했습니다.
악화된 건설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업계 관계자들의 분위기가 어둡습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며 금융 비용이 상승했다고 밝혔는데요. 게다가 건설경기마저 좋지 않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이에 하반기 자금 유동성 위기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전문건설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문건설사는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이 많다고 하죠. 이미 수주해둔 것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가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의 이러한 분위기는 수치로도 나타났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는 매달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현재 건설경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건설경기실사지수(종합실적지수, CBSI)를 발표하는데요.
이 CBSI지수가 9월 61.1을 기록해 7월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는 연중 최저 수치에 해당합니다. CBSI의 기준은 100으로, 그 아래로 떨어지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과반수를 넘는다는 의미인데요. 건산연에서는 통상적으로 하절기가 마무리되는 9월에는 신규 수주 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지수가 1~2p 상승하지만, 이례적으로 10p 가까이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세부 부문별 실적지수에서 공사기성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전월보다 하락한 결과가 나왔죠. 특히 자금조달 지수는 4.9p 하락으로 가장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건정연에서는 자금조달 지수의 하락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PF 대출 채무 위험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동시에 신규수주와 관련된 모든 공종 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했는데요. 주택 신규수주BSI가 7.8p 하락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해 주택수주 침체의 심각성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건설기업들이 1달 동안 예상하는 종합전망지수는 10월 71.0을 기록해 9월보다는 긍정적일 것임을 기대하는 반응입니다. 그러나 이 수치 또한 전월 전망지수 대비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낙관하기는 어려운데요. 실제로 8월에 예측한 9월 전망지수는 71.8이었지만, 실적지수는 61.1로 괴리가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는 지난 1월의 56.0 이후 최저치이기 때문에 10월 전망은 9월 전망보다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산연에서는 9월 건설경기지수 조사 결과 8월보다 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진단했는데요. 지난 8월에 이미 20p 가까이 하락했는데 이어 9월에도 10p 가까이 하락한 것은 2개월 간 건설경기 흐름이 급격히 악화된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죠.
한편, 전문가들은 건설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자금시장 불안 해소가 시급하다는 입장입니다. 박선구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 경기공사비 안정과 부동산PF 등의 부정적 환경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어 건설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를 표했는데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원자잿값이 급등해 민간 공사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SOC투자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신용평가업계는 중견 건설사가 대형 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자금 유동성 대응에 취약하다는 입장인데요. 재무구조나 자본시장 접근성 뿐만 아니라 주력 사업장이 지방 주택사업장, 오피스텔 등 최근 분양 위험이 커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PF 보증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죠. 이에 중견 건설사들은 PF 보증이 낮은 공공공사나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으로 활로를 틀었는데요. 태영건설은 지난달 대전 유천1구역 지역주택조합사업 건설공사(약 3,728억 원)와 분당 백현다이스 도시개발 사업협약(태영건설분 약 1조234억 원) 수주에 연달아 성공했습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PF 보증이 수반되지 않는 사업을 중심으로 재무안전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사업장의 분양률도 90% 이상 확보해 성공적으로 대응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신공영은 자체 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는데요. 자체적으로 진행중인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아산 한신더휴’ 등 2개 사업장이 지난 8월 말 기준 분양률 90%를 넘기며 성과를 냈습니다.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나요?
산군 콘텐츠 저작권 안내
모든 산군 콘텐츠는 관련 법에 의해 보호 받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무단 전재, 재배포할 경우 법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